미끄러지고 붙들리는 그림
미끄러지고 붙들리는 그림 (2020) 안소현, 독립기획자 문지영의 이미지들은 비탈에 서 있다. 그의 회화, 영상, 그리고 최근의 오브제 설치까지 대부분의 이미지들은 보는 순간 우리를 어떤 감정으로 이끌고 가거나 어떤 잣대를 기준으로 우리의 시선을 구획하곤 한다. 늘 기도하는 어머니의 물건과 종교적 장소의 알록달록한 풍경은 맹목적 믿음 속 애잔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동생의 얼굴에서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는 기준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 작동시킨다. 다시 말해, 문지영의 이미지 앞에서 우리는 그냥 멈추지 못하고 미끄러지고 미끄러트린다. 그렇게 미끄러지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짊어진 여성이 기대는 믿음, 가족들의 몫으로 남겨진 장애, 누군가를 배제하면서 견고해지는 정상성이라는 기준 등 사회 시스템의 빈틈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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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14. 05:43